내 삶을 내가 결정하는 경험, 발달장애인 카페 '달팽이의 꿈' 저마다 장점으로 협업하며 만족도 최고 매장 자리매김 글 • 편집실(K)
김포시 1호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시작 사우동 김포시청 지하층에 ‘달팽이의 꿈’이라는 카페가 있다. 느리지만 나아간다는, 다만 보호하는 껍질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줄여서 ‘달꿈 카페’라 부른다. 이 카페는 발달장애 청년들이 주문을 받고 커피를 내리고 계산을 한다. 공공청사에 흔히 있을 법한 매장으로 보이지만 주 고객인 김포시 공무원 대상 조사에서 91.7%가 만족할 만큼 맛과 가격, 친절도 등 여러 면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달꿈 카페는 발달장애 청년에게 단순히 일자리를 제공하는 차원을 넘어 자기의 삶을 자기가 결정하도록 이끈다. 그래서 달꿈 카페보다 먼저 꾸려진 게 자조모임이고 발달장애 청년 6명씩 소그룹을 형성해 정기적으로 만나 활동한다. 운영을 책임진 발달장애인지원네트워크 ‘파파스윌’은 지난 2016년 김포시 제1호 사회적협동조합 인가를 받고 자조모임과 모임조력자 양성과정을 시작했다. 최초로 결성된 자조모임의 이름은 ‘장조림’이었다. 모임에 참여한 발달장애 청년이 ‘발달(장)애인 자(조)모(임)’에서 착안해 작명했다. 현재 파파스윌 자조모임은 총 3팀이다. ‘장조림’은 매주 목요일 구래역 인근에서, ‘수퍼스타’는 매주 월요일 양촌읍 소재 달꿈 카페 1호점에서, ‘버퍼링’은 매주 화요일 장기동과 사우동을 번갈아가며 모인다. 12회 모임이 끝나면 한 달간 방학하고 또 모임과 방학을 이어가는 방식으로 팀별로 1~2명의 조력자가 붙는다.
청년 1명 세우기 위해 조력자 5명 붙어 자조모임에서는 뭐든 할 수 있다. 영화도 보고, 볼링도 치고, 맛집도 찾아다니고, 찜질방도 간다. 뭘 할지 의논하는 과정 자체도 청년들은 즐거워한다. 스스로 세상의 주인이 되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구성원들은 활동욕구에 따라 회비를 걷기도 하는데, 파파스윌은 회비 1만원 당 추가로 1만원을 지원한다. 달꿈 카페에서 일하는 청년의 경우 조력자가 더 많다. 자조모임 조력자를 비롯해 직업훈련을 담당하는 직무지도원, 카페근무를 돕는 매니저, 주간활동서비스 제공자(복지사) 등 청년 한명을 사회에 세우기 위해 파파스윌은 평균 5명의 조력자를 매칭한다. 조력자들은 어떻게 하면 청년들에게 더 좋은 지원을 해줄 수 있을지 수시로 머리를 맞댄다. 파파스윌은 발달장애 청년들이 지역사회에서 고립되지 않고 함께 어울려 살아가길 바란다. 달꿈 카페는 그 같은 염원과 노력의 결과물 중 하나다. 청년들이 만든 빵과 패션·목공·향초·비누 등의 제품은 달꿈 카페에서 판매도 이뤄진다. 엄선덕 파파스윌 이사장은 “이전까지 사회가 장애인을 대하는 방식은 방치 아니면 보호였는데 보호도 그냥 대상인 것이지 장애인의 주체성을 인정해주는 건 아니었다”라며 “청년들을 주체적으로 살게 해주려다 보니 일자리라는 게 매우 중요하더라. 자조 모임과 공방활동, 달꿈 카페 근무 등을 통해 그들은 자기의 삶을 주도하는 경험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엄 이사장은 그러면서 “달꿈 카페의 한 친구는 계산에 약하지만 에스프레소 내리는 걸 아주 잘 하고, 또 한 친구는 오른손이 불편하지만 대화능력과 숫자 개념이 좋다. 그렇게 서로의 장점으로 협업하면서 청년들의 표정이 아주 밝아졌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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