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망의 2024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갑진년(甲辰年)으로 푸른 기운을 가진 용의 해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좌청룡 우백호’라는 말을 자주 써왔는데, 용은 민화에서 호랑이와 함께 친숙한 소재로 사용할 만큼 우리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고 할 수 있다.
또 우리 조상들은 정초에 벽사(辟邪)용 세화(細畫)로 청룡과 백호를 그림을 그리거나 글로 써서 대문에 붙이기도 했는데, 이때 백호는 삼재를 소멸하고 재앙을 물리치는 역할을, 청룡은 오복을 불러들인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특히 ‘용(龍)’은 신령한 동물(기린‧봉황‧거북이‧용) 넷 중 가장 우두머리였다. 12지간 중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동물은 용 하나인 것을 보면, 실존하는 동물 이상으로 친숙하게 여겼음을 충분히 알 수 있다. 이는 명산 이름에서 용과 관련된 작명을 쉽게 찾을 수 았다는 점, 각 지역에 용과 관련된 독특한 형상의 바위도 지역 설화와 함께 오랜 시간을 우리 곁에 있었다는 점에서 확인 할 수 있다.
우리 김포지역에도 용과 관련된 바위와 그에 따르는 설화가 있다. 바로 ‘용바위 전설'이라 불리는 이야긴데, 이 이야기의 발화지는 하성면 전류리 인근 앞산으로 봉성산일 가능성이 높다. 예로부터 이 마을 사람들은 이곳에 용의 형상을 한 바위가 있었다고 전하는데, 그 바위를 '용바위'라 불렀다고 한다.
설화의 내용을 간략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옛날, 천하 장수를 꿈꾸는 청년이 정기가 힘 있게 뻗친 곳, 푸른 이끼로 쌓인 동굴을 찾는다. 이유인즉슨 꿈에서 신령이 그곳 바위에서 솟아나는 물로 정갈하게 씻고 7년간 수행하면 천하에서 으뜸이 되는 장수가 될 것이라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신령의 가르침을 받은 청년은 5년간을 헤매다 동굴을 찾아냈고, 동굴 안 연못에서 용을 발견한다. 그러나 자신이 수련할 자리를 용이 차지하고 있으니 어찌해야 할지, 대략 난감한 상황에 봉착했는데, 그때 다시 신령이 등장한다. 그리고 청년에게 다음과 같이 이른다.
“곧 용이 승천하기 위해 동굴 밖으로 나올 것이다. 숨어서 기다리고 있다가 용을 죽인다면 용의 정기는 네 것이 될 것이다.”
용의 정기가 자신의 것이 될 거라 믿은 청년은 신령이 일러준 대로 동굴 밖으로 나오는 용의 급소를 활로 공격한다. 급습을 당한 용은 산 아래로 곤두박질치며 꼬리로 온 산을 헤집는데 청년은 이를 피하지 못하고 용과 함께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애석한 일이지만, 이후 마을은 흉년이 이어지고 흉년은 마을 사람들의 인심도 팍팍하게 만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마을을 찾은 노승은 촌장을 찾아 시주를 청했다. 촌장은 먼 산을 바라보면 마을의 현 상황을 고한다. 노승은 무엇인가를 골똘히 생각하더니 마을 지형을 살피겠다며 촌장에게 길 안내를 부탁한다.
그리고 얼마나 후, 촌장과 앞산에 오른 노승은 “하늘로 승천하려던 용이 뜻을 이루지 못하고 죽어, 그 한으로 마을의 양식을 먹어 치우고 있다.”라며 "마을을 살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용바위를 부숴야 한다"라는 말을 남기고 홀연히 이 마을을 떠난다.
촌장은 마을 사람들에게 노승의 말을 전하고, 마을 사람들은 이 말을 드고 일심동체가 돼 용바위를 부숴보려 하지만, 한을 품은 용바위는 인간의 힘으로는 역부족인 듯 싶었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은 포기하지 않고 옥황상제의 도움을 청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매일 옥황상제께 치성을 드린다.
마을 사람들의 딱한 사연을 접한 옥황상제는 하늘의 대장간 신을 불러 바위를 깨뜨릴 것을 명했고, 간만에 몸 풀 일이 생긴 대장간 신은 하늘의 쇠를 녹여 무쇠 망치를 만들고 자신의 전용 자동차인 구름을 타고 용바위로 향한다. 그리고 그동안 기고만장하던 용바위를 과감히 처단한다.
용바위가 무너지자, 마을 주민들은 환호에 환호를 더하고, 마을에는 더 이상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마을 사람들은 그동안의 악재가 풀리자 일한 만큼 부유한 삶을 살 것을 굳게 믿고 근면, 성실하게 살아갔다는 이야기가 지금까지 전해진다.
지금은 용바위를 찾아볼 수는 없지만, 불과 3년 전(2021년)까지 이곳 전류리 봉성산 자락(하성면 전류리 80-1 일원)에 주변에 용의 머리를 형상화한 바위(돌)이 있기는 했다. 현재는 여흥민씨 중종에서 마련한 ‘龍바위의 유래’ 표식이 자리를 대신하고 있지만 말이다.
어떠한가? 우리동네도 이처럼 어딜 내놓아도 남부럽지 않은 설화가 있다는 사실이 말이다. 이번 주말, 아님 날이 조금 풀리면 가족들과 함께 이곳을 찾아 그동안 우리가 소원했던 '용바위'에 얽힌 설화 구성지게 들려주는 건 어떨까.
마지막으로 갑진년 푸른 청룡의 기운을 받아 모두모두 새해 복(福) 많이 받고, 모두모두 건강하고, 모두무도 하는 일 만사형통하길 김포시와 김포마루가 격하게 응원한다.
ps. 자료출처 : 만화로 보는 김포의 전설_용바위 전설_김포문화원_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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