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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야, 오늘밤엔 별빛 꿈을 꾸자” 김포한강 금빛누리 거리여행

김포마루 | 기사입력 2022/11/30 [15:45]

“아이야, 오늘밤엔 별빛 꿈을 꾸자” 김포한강 금빛누리 거리여행

김포마루 | 입력 : 2022/11/30 [15:45]

“아이야, 오늘밤엔 별빛 꿈을 꾸자”

김포한강 금빛누리 거리여행

글 이청 시민기자

 

얼마 전 딸아이가 세 돌이 되었다. 아이는 하루하루가 다르게 큰다더니 요즘은 부쩍 어린이 태가 난다. 지난 추석 땐 보름달을 보러 나가는 것도 무섭다며 울던 아이가 이젠 해가 졌는데도 나가 놀자고 성화다. 그럼 어디서 밤 산책을 해볼까? 마침 집 근처 라베니체에서 도심 축제가 열린다고 들었다.

“엄마, 깜깜한데 나가? 왜?”

아이는 어리둥절하면서도 설렌 표정이다. 저녁 5시만 되어도 주위가 어둑해지

는 계절. 제법 쌀쌀한 공기에 옷깃을 여미며 우리는 라베니체로 향했다. 아이

는 강가를 밝히는 알록달록한 빛을 발견하자마자 그쪽으로 냉큼 달려갔다. 어

른한테야 까만 강과 유치할 수도 있는 오색 전구일 뿐인데, 아이의 눈에는 뭔가

특별한가 보다.

“엄마, 강이 움직여.”

“그래. 강은 움직이지. 너울너울 흐르지.”

“아니. 그게 아니고. 저기 움직인다니까?”

당최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이럴 땐 대충 알아들은 척 하며 얼른 화

제를 돌리는 게 엄마 정신건강에 이롭다.

“으응. 정말 그러네. 어? 저게 뭐지? 뭔가 재밌어 보이는데? 가보자.”

태양광 LED등 체험 부스로 아이를 얼른 데려갔다. 유리등을 매직으로 꾸며서

내면 된단다. 자원봉사자가 건넨 등을 들고 부스에 마련된 자리에 앉아 아이에

게 물었다.

“여기에 소원을 쓰면 된대. 소원이 뭔지 알아?”

“응! 손!”

“어어. 그래. 음. 우리 그림 그릴까? 글자는 엄마가 쓸게.”

“내 이름 써줘. 아빠 이름도. 삼촌 이름도. 삼촌 얼굴도 그리자.”

“그래. 자, 다 됐다. 어때?”

“이상해.”

엄마의 이상한 그림과 아이의 삐뚤빼뚤 동그라미가 그려진 등은 라베니체 수로

펜스에 걸릴 것이다.

행사 덕분에 라베니체는 평소보다 조금 더 화려한 옷을 입고 있었다. 포토존에

서 사진도 찍고 화려하게 변하는 전구들을 구경하며 여유롭게 걷는 이 순간이

참 꿈같다. 한참 걸었으니 힘들지 않을까 걱정이 무색하게도 아이는 바닥 조명

을 밟겠다며 깡충거린다.

“엄마 나 씩씩하지?”

주위가 어두운데도 무서워하지 않는 자신이 뿌듯한 모양이다.

“그럼. 우리 딸 엄청 씩씩하지.”

엄마가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자 아이는 조명보다 환하게 웃음 지었다. 달빛 아

래를 걸으며 놀았으니 우리 오늘 밤엔 별처럼 빛나는 꿈을 꾸자꾸나.

 

<2022 김포 도심축제> 김포한강 금빛누리 거리여행

운영시기 11.14.(월)~12.31(토) 라베니체 일원

주 소 경기도 김포시 김포한강2로 23번길 10(장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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