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2일,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김포 계양천에서 열린 ‘2025 김포벚꽃축제’에 다녀왔다. 돗자리 하나 들고 가볍게 산책에 나섰다가 마치 여행을 다녀온 듯한 하루를 보냈다. 글. 박형진 시민명예기자 사진. 박시홍
꽃길 사이 디지털 감성, 미디어폴 계양천을 따라 천천히 걷다 보니 벚나무 사이사이로 기둥 같은 것이 눈에 띄었다. ‘미디어폴’이라고 불리는 디지털 스크린이었다. 날씨 정보, 벚꽃길 행사 안내, 포토 이벤트 등 다양한 정보가 담겨 있었는데, 특히 흥미로웠던 건 포토존과 연계된 QR코드 이벤트였다. 화면에서 ‘지금 이 순간을 기록해보세요’라는 문구를 보고 나도 모르게 휴대전화를 꺼내 셀카를 한 장 남겼다. 흐드러지게 핀 벚꽃 배경과 화려한 미디어폴의 조합이 꽤 감성적이었다.
책과 소풍의 만남, 북크닉 미디어폴을 지나니 잔디밭 위에 펼쳐진 돗자리들이 눈에 들어왔다. ‘북크닉(Book+Picnic)’을 즐기는 시민들이 걸음걸음마다 벚꽃과 함께 나 그리고 우리의 봄을 만끽하고 있었다. 아이와 함께 동화책을 읽는 가족부터 연인, 친구까지 모두 돗자리에 앉아 독서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한쪽에 책을 대여해 볼 수 있는 북 트럭도 운영되고 있어 나도 한 권 골라 들고 돗자리에 앉았다. 햇살이 따뜻하게 등을 감싸고, 바람이 책장을 살짝 넘기기도 했다. 도시에서 이런 여유를 누릴 수 있다는 게 새삼 감동이었다.
“여기서 꼭 사진 찍어야 해!” 올해 계양천 벚꽃길에는 유독 포토존이 많았다. 하트 모양의 프레임, 꽃장식 벤치, 미디어폴 앞 포인트 등 사진 찍을 곳이 많아 자연스레 걷다 멈추기를 반복하게 했다. 특히 하트 모양의 포토존은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해 질 무렵에는 조명이 켜져 또 다른 분위기가 연출되었고, 낮보다 더 따뜻하고 감성적인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걷는 길, 쉬는 자리, 함께하는 마음 계양천 벚꽃길의 가장 큰 매력은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라는 점이다. 어르신들이 편히 쉴 수 있는 그늘 벤치와 반려견을 데리고 나온 사람들을 위한 산책 구역도 따로 마련되어 있다. 또 중간중간 음수대와 쓰레기 분리함도 마련되어 있어 이용에 불편함이 없었다.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바뀐 계양천 벚꽃길은 꽃을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길이 된 느낌이었다. 잠깐 들렀다 가야지 했던 산책이 이미 몇 시간을 훌쩍 넘기고 있었다. 봄을 가장 가까이에서 온전히 누릴 수 있는 곳, 김포 계양천 벚꽃길에서 나만의 봄을 오롯이 느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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