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도 김포에서 자라고 있어요” 마을과 함께 한 우리집 제2의 성장기
삶의 고민을 모두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신현숙씨에게 양곡 복받는 교회의 목사님과 사모님은 그런 인연이었다. 일상으로 깊이 들어온 교회가 생전 모르는 남의 동네인 김포로 이전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청천벽력 같았다. 이제 어디로 가야 하나 고민도 잠시, 김포라는 동네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좋은 사람들이 선택한 김포는 어떤 곳일까 신현숙씨 부부는 과감히 김포를 품기로 결심했다. 인천에서 포천, 김포로 이어지는 이동 속에 피곤함도 없지 않았지만 기대감도 새록새록 피어올랐다. 첫 눈에 반한 자연의 풍경도, 오랜만에 느끼는 신선한 공기도 새로 만난 김포가 좋은 이유가 됐다. 새로운 김포에서 새로운 식구가 생겼다. 남들은 7남매라는 말에 눈이 휘둥그레졌지만, 신현숙씨 부부는 새로운 식구가 생긴 김포가 둘도 없는 따뜻한 보금자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셋째 아이가 학교를 다니면서부터 학교 엄마들과 소통도 시작됐고, 어떻게 하다 학부모부회장이라는 직책도 맡게 되면서 이웃이 궁금해졌고, 하루하루가 내가 할 수 있는 일들로 채워졌다.
같은 미소를 짓는 이웃들을 만났어요 매번 오가는 길에 보던 텃밭이 눈에 들어온 때도그때 즈음이었다. 버려진 집터를 싹 걷어내고 틀밭을 만들어 가꾸는 일이 도시재생이라는 커다란 의미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서울과 인접한 곳에서 내 손으로 가꾼 채소들을 수확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고 기뻤다. 양손 가득 정성으로 기른 채소들을 가져갈 때면 알 수없는 뿌듯함이 가슴 한 켠을 두둑히 채웠다. 어느 날인가, 같은 미소를 짓고 있는 이웃들이보였고 서로 기른 채소들을 건네며 처음으로 내 이야기를 하는 날도 생겼다. 김포국제청소년영화제를 만난 뒤에는 더 바쁜 날들이 이어졌다. 이렇게 좋은 행사가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있다는 일에 자발적으로 홍보에 나선 것이 시작이 돼, 이제는 학부모를 대표하는 위원장이 됐다.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어 선보이기도 하고, 우울증에 걸린 이웃 지인을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독려하기도 하면서 점점 김포는 신현숙씨에게 ‘내 동네’가되어 갔다. 김포를 만나 또 다른 성장기를 겪었다는 신현숙씨에게 김포는 ‘학교’란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지는 곳, 그곳이 김포예요. 자연 속에서 뛰놀수 있고 텃밭으로 이웃을 만날 수 있고 내 이야기를 무대에 올릴 수도 있는 학교같은 곳이죠. 김포에 살면서 매일이 달라졌어요. 나는 지금도 김포에서 자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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