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하나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아이가 바르게 크기 위해서는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관심과 애정을 가져줘야 한다는 뜻일 것이다. 김포시 은여울마을에는 엄마들이 만들어준 마을이 있다. 바로 돌봄공동체 오늘엄마다.
Q. ‘오늘엄마’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오늘엄마는 자녀들의 돌봄공백을 해소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 엄마들이 모여 만든 공동체입니다. 2019년 경기도에서 진행한 아동돌봄 공동체 모집사업에 엄마들이 직접 사업계획서를 작성해 지원을 받아 지금의 이 공간을 조성했습니다.
Q. ‘오늘엄마’를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이곳이 신도시라서 사람은 많은데 마을은 아니에요. 이사를 와서 애키우고 살다 보면 대화를 나눌 사람이 없습니다. 아이를 돌봐줄 사람도 필요하나 초등학교에서 운영하는 돌봄교실도 추첨이 되어야 하는데, 추첨이 되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도 큽니다. 오늘엄마는 아이돌봄을 위한 공간이지만 사실은 부모돌봄을 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Q. 시에서 운영하는 돌봄센터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운영 시간에 맞춰 아이들을 위탁하는 돌봄센터에 비해 부모들 간의 교류가 많은 편입니다. 특히 오늘엄마는 부모들이 함께 참여해 아이들을 돌보고 교육하고 있기에 더욱 그렇죠. 그래서 오늘엄마의 부모들은 단순한 학부모가 아니라 마을의 어른들이 되고 있어요. 함께 아이들을 돌보는 진정한 공동육아를 실현하는 곳입니다.
Q. 돌봄 ‘공동체’라고 했는데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나요? 가장 큰 특징은 의사결정과정이 민주적이라는 것입니다. 보통 아이들 간에 다툼이 발생하면 그것을 ‘학폭’이라고 합니다. 서로 교류가 없었던 부모들 간에도 다툼이 이어질 수 있겠죠. 여기라고 아이들이 다투는 일이 없겠어요? 하지만 저희는 문제가 발생하면 부모들이 함께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해결해나가면서 아이들과 함께 부모들도 성장하고 있어요.
Q. 돌봄이나 교육 프로그램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기본적으로 아이들에게 안전한 휴식과 돌봄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그래서 아이나 부모들이 언제든 와서 쉴 수 있는 공간이 되어주고 있어요. 또 초등학교 방과후 돌봄과 함께 아이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바깥놀이, 부모교육, 육아정보 공유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Q.아이들을 돌보거나 교육하는 데 입장차가 있을 수도 있을텐데, 운영 방식을 논의하거나 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저희는 매월 셋째주 일요일에 정기회의를 하고 있어요. 그러면서 어른들도 회의를 하고 아이들만의 회의도 진행합니다. 이번 주의 운영 내용을 평가하고 다음주에 했으면 하는 활동 같은 것을 이야기하는 회의입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과 ‘예의’입니다. 이 안전과 예의를 중심으로 모든 활동과 운영 방침을 계획하고 있고, 또 여기서 벗어났을 때는 주의를 주고 있어요. 아이들이 하는 회의는 ‘조아바 회의’라고 이름 붙였는데요. 좋았던 점, 아쉬웠던 점, 바라는 점을 이야기해보는 시간입니다. 이때도 이러한 안전과 예의를 일관되게 강조하고 있어요.
Q. 대학생 연계 프로그램 같은 것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봉사시간이 필요한 고등학생들이나 간호학과, 사회복지과 등의 대학생들이 봉사를 오는 경우가 있어요. 또 롯데 밸유 ESG 대학생 봉사단에서 자기들이 마련한 친환경 수업을 4회에 걸쳐서 해주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놀이나 전문가 초빙을 통해 환경의 중요성에 대해 가르쳐주는 수업이었습니다.
오늘엄마 같은 공간이 아파트 커뮤니티센터 같은 곳에 모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려면 지자체 지원이 더 필요한 거죠. 학교라는 교육 공간과 돌봄을 위한 공간은 분리가 필요합니다. 저희가 잘해서 앞으로 오늘엄마와 같은 돌봄공동체가 늘어나는 것이 저희 목표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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