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곡전통각자목판연구소장 손영학
전통 각자장 은곡 손영학은 김포에 터를 두고 작업을 이어오며, 6년에 걸친 집념으로 소실된 「대동여지도」 목판 61판을 완전히 복원해냈다. 오랜 기록의 흐름을 이어온
김포에서 그는 사라질 뻔한 우리 지도를 다시 현재로 불러낸 것이다.
사라진 시간을 새기는 길 손영학 선생은 국가무형문화재 제106호 각자장 이수자로, 한국 전통 기록문화 복원의 최전선에 서 있는 장인이다. 교직에 몸담던 시절 약 14년간 서예를 수련하던 그는 어느 날 스승 오옥진의 전시에서 전통 목판 작품을 접했고, 그순간 이 길이 자신의 길임을 직감했다고 한다. 1970년대 후반, 그는 스승에게서 각자 기술을 배우며 재료 선택부터 칼 운용까지 전 과정을 몸으로 익혔다. 지금도 괴산에서 제작된 전통 한지와 벚나무 목판을 엄격히 선별하며 작업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나무 위 글자와 선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다. 한 시대의 정신이자, 그것을 되살리려는 집념이다. 손영학 선생은 그렇게 사라진 시간을 다시 새겨 넣고 있다.
역사를 되살리는 칼끝 그는 「춘향전」, 「홍길동전」, 「심청전」 복원으로 전승공예대전 최고상을 연이어 수상했으며, 작품들은 국내외 주요 기관에 소장돼 있다. 특히 「춘향전」은 미국 하버드대학교 옌친도서관에 소장되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고, 우리나라에서 1945년 광복 이후 발행된 도서 중 유일하게 완판본이 고서 수장고에 입고되었다. 그러나 그에게 「대동여지도」는 단순한 복원을 넘어선 작업이었다. “이전 작업들이 문학이라면, 「대동여지도」는 역사 그 자체를 새기는 일입니다. 우리 국토와 기록을 담고 있는 상징적인 유산입니다.” 조선 후기 김정호가 제작한 이 지도는 전체 61판 중 12판만 남아 있을 만큼 대부분이 소실되었다. 그는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는 사명감으로 복원에 착수했다. 특히 김포가 조선 전기 「동국지도」와 「동국여지승람」 제작에 관여한 문신 양성지와 이어진다는 사실은 그의 의지를 더욱 굳게 했다. 국가 지원 없이 6년에 걸친 목판 복원과정은 큰 비용과 신체적 부담을 동반했지만, 그는 끝내 멈추지 않았다. “완성된 작품은 제 분신과 같습니다.”라는 말처럼, 그의 작업은 단순한 복원을 넘어 삶 그 자체였다.
다음 세대를 향한 유산 각자의 본질은 ‘칼로 쓰는 글씨’다. 서예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는 불가능하며, 복원 작업은 원형을 완벽히 재현해야 하기 때문에 단 한 획의 어긋남도 허용되지 않는다. 이러한 작업에는 기술을 넘어선 집중력과 인내, 집념이 필요하다. 그는 복원한 「대동여지도」 목판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공개되어, 대형 전시를 통해 직접 보고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현재 김포 고촌의 공방과 김포아트빌리지 한옥마을 체험관에서 시민과 제자를 만나며 전통을 이어가고 있지만, 현실적 한계로 이 길을 지속하는 이는 많지 않다. 그렇기에 그는 더욱 제도적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역사와 문화재를 올바르게 후대에 전하기 위해 힘이 닿는 한 작업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문 의 은곡전통각자목판연구소 010-9953-40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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