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함상공원은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군사 요충지 염하를 마주한 대곶 바다는 거울처럼 하늘색을 그대로 반사한다. 하늘이 푸르면 바다도 푸르고, 하늘이 흐리면 바다는 잿빛이다. 하지만 염하는 그렇지 않다. 시종일관 흙탕물을 일으키듯 물거품이 넘실댄다. 바닥이 온통 개펄인 데다 물살이 급하게 흘러 분탕질하기 때문이다.
볼거리·즐길 거리 모두가 다 옹골차다 염하를 향해 유난히 불쑥 튀어나온 자리에 김포함상공원이 있다. 이곳에 도착하면 중앙에 큰 원형 광장과 야외무대를 비롯해 다양한 전시물들을 만날 수 있다. 그중 생선과 고양이를 닮은 조형물이 눈에 띈다. 작품명이 <호시탐탐>이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다’라는 속담이 머리를 스친다. 작품명 <삼식이의 꿈>은 유난히 주둥이가 큰 삼식이를 재밌게 표현했다. 겨울이 제철인 삼식이는 대명한 인근에 있는 대명항어판장을 찾으면 회나 탕으로 즐길 수 있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이들 작품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한 ‘2010 마을미술프로젝트’ 공모사업 당선으로 설치됐다.
빨간색 ‘느린 우체통’도 만날 수 있다. 손으로 꾹꾹 눌러 쓴 우편엽서를 1년 뒤에 받아본다면, 그 기분이 어떨까? 이곳에서 김포함상공원에서의 추억을 한 숟가락 더 얹어 보낸다면 잊을 수 없는 여행이 될 것이다. 우편엽서는 월 1회 수거하며, 이용 방법은 김포함상공원 관리사무소에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실전에 배치돼 우리 국토를 수호했던 퇴역 병기도 있다. 1950년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수륙양용차는 세월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양호하고, 2001년 3월까지 ‘바다의 추적자’로 불리던 해상초계기도 당장 날아오를 듯 날개를 활짝 펼치고 있다. 이들 퇴역 병기는 해병 대가 안보 체험과 홍보를 위해 무상 대여한 것이다. 김포함상공원 주소 김포시 대곶면 대명항1로 110-36 문의 031-987-4097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 운봉함 1944년 미국에서 건조된 운봉함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 상륙작전에 참전하는 등 14년 동안 미 해군 주력 상륙함으로 운영됐다. 이후 1955년 한국 해군이 인수해 베트남전에 참전하는 등 52년 동안 임무를 완수하고 지난 2006년 12월 퇴역했다. 이 함정은 길이 99.6m, 폭 15.3m, 높이 23.5m에 달한다. 2009년 리모델링을 마치고 일반에게 공개된 운봉함으로 영상관, 전시관, 체험실 등으로 꾸며져 있다. 내부에 들어서면 전쟁군사박물관이 진행하는 순회 전시회를 마주한다. 이 전시는 한국전쟁 당시 희생자에 대한 통계를 토대로 전쟁의 참상을 알려 자유와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다. 또 영상관에 서는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들려주는 오케이 상륙작전 이야기를 통해 상륙전을 간접 체험해 볼 수 있다. 영상관을 지나면 해군 장병 46명의 목숨을 앗아간 천안함 피격 사건과 연평도 도발 등 가슴 먹먹한 전시물을 마주하게 된다. 특히 희생자 구조를 위해 투입됐다가 순직한 해군 수중폭파대(UDT) 한주호 준위가 착용했던 복장과 장비를 마주하니 고마움과 숙연함이 함께 밀려왔다.
선실을 그대로 활용한 재현 공간도 흥미롭다. 비상벨이 울리자, 군화 끈을 매는 장병과 휴식 시간에 바둑을 주는 장병, 난생처음 보는 선실 이발소 등 선실의 일상을 엿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상갑판 역시 선실의 기능을 자세히 소개해 궁금증을 쉽게 풀어준다. 특히 함장실을 비롯해 함장이 전체 함선을 지휘하는 함교에서 함장처럼 명령도 해보고, 갑판에서 아득한 강화도를 내려다볼 수도 있다. 어린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체험거리도 다양하다. 해 군의 수신호 게임, 가상 군복 착용, 적 항공기와 함정을 저격하는 함포사격 게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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