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와 김포·고양·파주시가 경기도민 및 시민들의 교통기본권 실현을 위해 마음을 모았다. 그동안 비싼 통행료 등으로 논란이 발생한 일산대교 통행료를 무료화하겠다는 것이다
글 편집실(J)

유료 대교 무료화에 교통기본권 실현

김포와 고양·파주시, 그리고 경기도가 10월 중 일산대교 통행료를 무료화한다. 김포시와 고양·파주시·경기도가 지난달 3일 ‘교통기본권 실현을 위한 일산대교 통행 무료화 추진’에 합의한 지 한 달여 만이다.

일산대교 무료화는 비정상의 정상화라고 말할 수 있다. 한강에 있는 28개 교량 중 유일하게 돈을 내고 건너야 하는 다리이기 때문이다. 일산대교 통행료 역시 비정상적이다. 김포와 고양·파주를 잇는 일산대교 통행료는 승용차 기준 1200원이다. 1.84㎞ 다리를 건너는데 ㎞당 652원을 부담하는 것이다. 이는 수도권 순환고속도로(㎞당 109원)의 5배, 천안~논산 민자고속도로(㎞당 60원)의 11배이다. 2008년 개통 당시 2만여 대에 그쳤던 통행량은 지난해 7만 대를 훌쩍 넘었다. 

통행료를 받는 일산대교는 지역 간 단절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도시발전에 장애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경기도와 김포, 고양, 파주시가 신속한 협의를 통해 심화되는 일산대교 이용자의 불공정하고 불평등한 차별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김포시민들은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일산대교를 이용해야 했다. 인근 김포대교를 이용하려면 20㎞ 넘게 돌고, 20~30분을 허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무료화에 따른 대책 마련 등 협의 추진

이에 경기도와 김포, 고양, 파주 3개 시는 안전하고 편리한 교통기본권과 공공의 이익 실현을 위해 △공익처분 등을 통한 일산대교 통행료 무료화 △무료화에 소요되는 재정부담 최소화 및 국비 확보 등 다양한 대책 마련 △통행료 무료화 추진에 필요한 재정부담에 대한 합리적 협의를 추진하기로 했다.

경기도는 지난 9월 14일 일산대교 측 관계자를 불러 공익처분을 위한 청문회를 진행하며 일산대교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는 ‘일산대교 통행료 무료화’를 추진 중인 경기도가 민간투자사업 대상 사업 지정 및 사업시행자 지정을 취소하는 ‘공익처분’을 위한 행정절차를 사실상 마무리한 것이다.

공익처분이란 민간투자법 47조에 따라 사회기반시설의 효율적 운영 등 공익을 위해 지방정부가 민자 사업자의 관리·운영권을 취소한 뒤 상응하는 보상을 해주는 것을 말한다. 경기도가 일산대교 민간투자사업 시행자였던 일산대교(주)의 관리 및 운영권을 가져온 뒤 보상을 한다는 것이다. 경기도가 청문 결과를 일산대교㈜에 통보하면 즉시 민간투자사업 대상 사업 지정 및 사업시행자 지정이 취소돼 일산대교 쪽은 통행료를 받을 수 없게 된다.

통행료 부담 덜은 시민들

시민들은 일산대교 무료화 조치에 환영한다. 김포시 걸포동에 거주하고 있는 A(39·여) 씨는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일산대교 무료화에 대한 소식을 듣고 반가웠다”며 “김포와 일산을 이동할 때 비용에 대한 부담이 있었는데, 무료화로 이런 부담을 덜게 되어 기쁘다”라고 말했다.

B(42·사우동) 씨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통행료를 받는 일산대교가 무료화가 됐다는 소식을 듣고 기뻤다”며 “앞으로 국민연금공단과 운영권에 대한 협의가 잘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일산대교가 무료화될 경우 교통기본권의 회복은 물론, 총 2,232억 원(17년간)의 시설 운영비용 절감과 교통량 증가에 따른 약 3,000억 원의 사회편익 효과, 이용자의 가처분소득 5천억 원 이상 증가 등의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