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9일부터 21일까지 사흘간 김포한강중앙공원과 라베니체, 장기도서관 일대에서 ‘2025 대한민국 독서대전 in 김포’ 본행사가 열렸다. 딱딱한 독서를 놀이처럼 즐길 수 있는 풍성한 독서 콘텐츠가 가득했던 현장을 찾았다. 글. 이시명 시민명예기자 사진. 김경수, 김포시
독서는 곧 놀이 축제 첫날, 110여 개 부스가 들어선 김포한강중앙공원 잔디밭에 발을 디디자 책에서 풍기는 종이 냄새가 코 끝을 간질였다. 집이나 도서관이 아닌, 돗자리 위에서 들려오는 아이들의 낭독 소리는 바람을 타고 잔디밭 곳곳으로 퍼져나갔다. 행사장을 찾은 유재하(10) 군과 유민하(10) 양도 각자 집에서 가져온 책 속에 풍덩 빠져 상상의 날개를 펼쳤다. 딱딱한 숙제처럼 해내야 하는 ‘독서’가 아닌 즐거운 체험을 하는 듯 보였다. 아이들을 바라보는 부모들의 얼굴에도 자연스레 미소가 번졌다. 전국 각지에서 온 출판사가 마련한 부스에서는 작가와 독자가 손만 뻗으면 닿을 만큼 가까워졌다. 출판사 ‘소원나무’의 마케팅 담당 홍주은 씨는 “아이들이 힘껏 뛰노는 김포에서 작가와 아이들이 함께 호흡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참여했다”라며 “어린이책과 그림책을 주로 다루는 출판사인 만큼 이번 축제가 특히 보람 있게 느껴진다”라고 말했다. 부스 뒤편 라베니체 수변로를 따라 놓인 벤치와 테이블은 성인들의 무대가 됐다. 김포시가 매시 정각마다 맥주 한 캔과 스낵을 제공, 책과 술이 어우러지는 ‘북펍’ 공간으로 꾸몄기 때문이다. 지혜영(31) 씨와 이예진(23) 씨는
견과류를 안주 삼아 맥주를 즐기다 허리춤에서 챙겨온 책을 꺼내 들었다. 미소를 나눈 뒤 가볍게 건배하고, 나란히 책을 펼쳤다. 경북 울진남부도서관에서 사서로 일하는 두 사람은 출장을 겸해 소소한 행복을 만끽하는 중이라고 했다. 지혜영 씨는 “이렇게도 책을 즐길 수 있다니,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행복하다”라고 전했다.
AI와 독서의 환상적인 만남 디지털과 AI 기술을 독서문화에 접목한 혁신적인 시도들도 축제를 즐기는 내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축제장을 하나의 ‘방탈출 게임’ 무대로 꾸민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번 게임은 실제 장소(라베니체)를 기반으로 한 스토리 몰입형 미션 수행 형태로 진행됐다. QR코드가 담긴 팔찌를 차고 디지털 미션과 AI 기반 힌트 시스템을 활용해 라베니체 곳곳을 탐험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현실 공간과 가상 기술이 결합한 색다른 체험을 즐길 수 있어 게임 내내 참가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이하솜(10) 양의 눈빛은 팔찌를 받는 순간부터 반짝였다. 책 속 이야기를 직접 탐험하기 위한 첫 번째 미션 단서를 발견하자, “여기 있다”라며 탄성을 냈다. 다음 포인트에선 평소 즐겨 읽던 그림책을 떠올려 정답을 맞혔고, 마지막 미션까지 해결한 뒤에는 성취와 보람이 가득 담긴 굿즈도 얻었다. 이 밖에도 이번 축제에서는 책 속 캐릭터가 문보트를 타고 인사하는 카니발, 반려견과 공원에서 함께 하는 북크닉, 아이들이 강아지에게 책을 읽어주는 낭독 체험 등 차별화된 프로그램으로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사흘간 이어진 이번 축제에 약 7만 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혼자만의 고독’으로 여겨졌던 독서가 ‘함께 나누는 즐거움’으로 변모했던 이날의 경험과 추억이 김포를 넘어 대한민국 전역의 독서문화 확산에 선순환을 이끄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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