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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9년 김포, 그날의 함성을 찾아서

김포마루 | 기사입력 2024/02/29 [22:29]

1919년 김포, 그날의 함성을 찾아서

김포마루 | 입력 : 2024/02/29 [22:29]

 

 

1만 5천 명이 참여한 만세운동

일본인과 일본 자본이 김포에 진출한 것은 1914년 5월부터였다. 당시 일본인들은 양동면에 양동식산이라는 농림회사를 시작으로 연이어 여러 회사를 설립했다. 그러면서 개간을 통해 농경지 확장과 더불어 미곡의 도정까지 독점했다. 그 결과 조선인 소작농들은 착취에 가까운 높은 소작료를 내기에 급급했을 것이다.

일제의 압제에 울부짖는 민중들의 억울한 탄식은 나날이 커졌다. 그러던 1919년 3월 1일, 서울 종로 탑골공원에서 “대한독립만세”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일제의 폭압에 대한 저항과 독립의 열망이 분출된 것이다. 이 열기는 김포지역에까지 들불처럼 번져 1919년 3월 22일부터 3월 29일까지 8일간 양촌·고촌·월곶 등지에서 12회에 걸쳐 전개되었다. 참여자는 1만5천 명이었고, 그 가운데 120명이 다쳤으며, 200명이 체포되었다. 이는 당시 경기도 내에서 두 번째 규모에 해당하는 만세운동이었다. 미주 지역에서 발행되는 <신한민보>는 김포 지역의 만세운동을 가리켜 ‘1만여 명의 대관중’이라 기사화하였다.

김포의 3·1운동은 오라니장터를 중심으로 한 양촌·대곶지역, 군하리장터와 통진향교, 면사무소, 주재소 등을 돌며 진행된 월곶지역, 신곡리 뒷산에서 독립만세를 외친 고촌지역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가운데 걸어서 독립운동 유적지를 돌아보기 좋은 양촌지역을 탐방했다. 양촌·대곶면민 만세운동 유적비에서 출발해 현충탑까지, 4km 남짓한 거리이다.

 

양촌 오라니장터의 만세운동

공원에는 독립선언서, 양촌대곶면민 만세운동유적비, 대한독립군위령탑이 나란히 서 있고, 그 좌우에 만세운동 주도자들의 비석이 줄지어 있다. 비석에는 훈장과 표창에 대한 정보를 비롯해 해당 인물에 대한 정보까지 새겨놓았다. 양촌의 만세운동은 오라니장터를 중심으로 백일환과 이살놈, 이병린 등이 주도하였다. 그중 이살놈은 독립선언서 수십 장을 옷 속에 감추고 고향에 돌아온, 이화학당의 33세 만학도 여성이었다. 만세운동이 오라니장터에서 열린 이유는 당시 오라니장이 김포읍장과 군하리장을 합친 것의 두 배에 달하는 김포에서 가장 규모가 큰 장으로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양촌 오라니장터 만세운동은 1919년 3월 29일, 오후 2시와 4시에 걸쳐 전개되었다. 같은 날 두 차례로 나눠 만세운동을 벌였던 것으로 보아 일제의 감시와 방해가 얼마나 심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당시 만세운동을 주도했던 인물들은 근대식 교육을 받은 촉망받는 청년들이었다. 그들은 사전에 준비한 태극기를 가슴에 품고 장터에서 군중들에게 나눠주며 선두에 서서 시위대를 이끌었다. 장터는 태극기 물결로 넘쳤고 만세 소리로 들썩였다.

 

 

3·1독립만세운동 궐기장

만세운동 이후 105년이 지난 오라니장터에서 그날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비좁은 골목을 따라 줄지어 선 낡은 집들이 쇠락한 원도심의 풍경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발걸음이 멈춘 곳은 3·1독립만세운동 궐기장이다. 상가가 밀집해 오가는 사람과 차량이 많다. 이곳이 궐기장임을 알리는 비석 뒤로 늙은 느티나무가 우두커니 서서 주변을 내려다볼 뿐 여느 도심의 일상과 다르지 않은 풍경이다.

 

 

 

‘대한독립만세’의 열망이 가득한 곳

야트막한 언덕에 자리한 김포독립운동기념관을 찾았다. 김포에서 일어났던 독립만세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문을 연 이곳은 1층에 전시실과 영상실 등의 관람 공간이 있고, 2층에 양촌읍 청소년문화의 집으로 활용 중이다.

이 기념관은 김포에서 일어났던 만세운동을 심층 전시한다. 기념관에 들면 영상실을 거쳐 독립의 열망이 간절하게 전해오는 태극기를 마주한다. 이후 3·1운동 전개 과정을 살펴본 뒤 김포 전역에 울려 퍼졌을 만세운동 활동을 날짜별로 확인해간다. “2천여 명의 폭도가 습격해왔으나 파견부대는 경관과 협력하여 해산시켰음”이라 적힌 ‘양곡리 만세시위상황 전보’와 “피고 박충서를 징역 2년에, 피고 박승각, 박승만, 정억만을 각 징역 1년에, 피고 안성환, 전태순, 오인환을 각 태(笞) 90에 처한다.”라는 내용이 적힌 ‘판결문’이 눈길을 끈다. 철창 속에서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는 조형물 앞서는 누구나 발걸음을 멈추게 된다. 특히, 만세를 주도했던 인물들의 긴장된 음성과 일제의 탄압, 심문 과정까지 현장감 있게 묘사된 음성을 들을 수 있어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항일 의병들이 일본에 맞서 싸울 때 사용한 화승총과 농기구, 죽창 앞에서는 한없이 무기력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어진 추모의 공간에서 나라를 되찾기 위해 희생했던 독립운동가들의 면면을 보면서 한없이 강했던 그들이 자랑스럽고 존경스럽다.

 

 

호수공원 한편에 위치한 현충탑

끝으로 찾은 곳은 김포한강 신도시 호수공원 한편에 있는 현충탑이다. 마음은 봄을 향하지만, 풍경은 스산하고 휑하다. 모름지기 “대한독립만세”를 목청껏 외쳤던 그들도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독립을 외치는 함성이 커지면 커질수록 일제의 총검은 더 엄혹했을 테니 말이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노래한 이상화 시인이 바라본 들녘처럼 현충탑 주변은 봄을 느끼기에 까마득해 보인다. 하지만 계절의 변화는 막을 수 없는 법이 아닌가.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게 있다. 그들이 한목소리로 외쳤던 만세 소리가 도화선이 되어 철옹성 같은 일제를 무너뜨렸다는 사실과 도도한 시대의 흐름과 함께 역사가 발전한다는 것이다.

 

 

 

인근 맛집 소개

 

한성치킨

전국 5대 치킨이라 불리는 김포 한성치킨이다. 생방송투데이, 생활의달인 등에 소개된 곳으로, 메뉴는 후라이드와 양념, 반반으로 단촐하지만 후회하지 않을 맛집이다.

대표메뉴 : 후라이드치킨(포장) 20,000원, 양념치킨(포장) 21,000원

주 소 : 경기 김포시 양촌읍 석모로73번길 85

문 의 : 031-989-2744

 

 

꼬꼬오리주물럭

오리고기 하나로 유명해진 주물럭 맛집이다. 매장과 주차장이 넓어 대가족이 단체로 방문하기 좋다. 양푼에 가득 담긴 오리고기에 볶음밥까지 볶아 먹으면 더할 나위가 없다.

대표메뉴 : 오리주물럭(중) 35,000원, 오리주물럭(대) 50,000원

주 소 : 경기 김포시 양촌읍 흥신로239번길 49

문 의 : 031-988-6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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