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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마주치며 인사하다 “우리 동그랗게 모여 볼까요?” 숲 해설사가 손나팔을 만들어 외쳤다. 지난 9월 9일 토요일 오전 10시, 운양동 모담공원 입구에서 프로그램 시작을 기다리던 사람들이 하나둘 숲 해설사 앞으로 모였다. 유치원생 꼬마부터 초등학생까지 어린 친구들과 엄마, 아빠들의 눈동자가 반짝였다. 둥글게 모인 열다섯 여 명의 참가자들은 숲 해설사 ‘개나리’, ‘소림’, ‘호랑이’ 선생님과 인사를 나누고 간단한 체조로 몸을 풀었다.
“여러분. 귀 기울여 봐요. 무슨 소리가 들려요?” “매미 소리요!”
숲 선생님이 질문을 던질 때마다 아이들은 우렁찬 목소리로 답했다.
“그래요. 우리 한번 매미를 관찰해 볼까요?”
아이들은 옹기종기 모여 앉아 선생님이 준비한 매미 표본을 들여다봤다. 무섭다며 울상을 짓는 아이도, 재미있다며 까르르 웃는 아이도 있었다. 부모님들은 그런 아이들을 흐뭇하게 지켜보았다.
“어머님, 아버님. 이 좋은 기회를 아이들에게만 양보하지 마세요.”
숲 선생님이 부모님들에게 매미 허물을 하나씩 건넸다. 눈동자며 더듬이까지 그대로 남은 갈색 허물. 징그러웠다. 거절하고 싶었지만 내 아이가 얼굴을 찡그리고 있는 걸 보니 나까지 도망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태연한 척 허물을 받아 들고 아이와 함께 찬찬히 살펴봤다. 매미 유충을 이렇게 자세히 본 건 난생처음이었다. 껍질이긴 하지만 눈이 마주쳤다. 신기했다.
아는 만큼 보인다 생태체험 프로그램의 내용은 장소와 날짜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이날의 주제는 ‘모담 숲에 숨은 동물 찾기’였다. 선생님이 나눠준 종이에는 여러 동물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나비, 거미는 익숙했지만 고양이, 부엉이, 토끼, 닭, 돼지는 의아했고 코뿔소, 무당에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정말 이 동물들이 모담 숲에 있다고? 2시간 가량 진행되는 프로그램을 따라가다 보니 정말이었다. 풀숲으로 뭉뚱그려 바라보던 풍경 속에 이 동물들의 모양이, 이름이, 이야기가 있었다.
이날의 프로그램은 줄넘기로 끝을 맺었다. 공원에 자라고 있는 칡덩굴을 잘라다가 엮으니 긴줄넘기 줄로 변신했다. 아이도 엄마 아빠도 ‘꼬마야 꼬마야’ 줄넘기를 넘으며 한바탕 웃음을 터뜨렸다.
도시공원 생태체험을 통해 자연을 보고, 듣고, 맡고, 느끼고 나니 모담 숲이 새롭게 다가온다. 이제 나는 닭의장풀과 괭이밥을 안다. 아까시나무의 가시를 꺾어다 코에 붙일 수 있고, 무당거미의 암수를 구분할 수 있다. 칡덩굴을 보면 어설프게 뜀뛰던 아이를 떠올리고 돼지풀을 만나면 유해식물의 기준에 관해 의문을 품을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익숙하게 지나쳤던 생명을 새로 돌아본 시간. 자세히 보아야 예쁘고 사랑스럽다는 한 시인의 말처럼, 그리 보았더니 예쁘더라. 참으로.
[도시공원 생태체험]
- 참여대상: 5세 이상 김포시민 누구나 - 운영장소: (주중) 걸포중앙공원, 풀무골공원, 모담공원, 운유공원, 마송휴공원 (주말) 걸포중앙공원, 모담공원 - 운영시간: (주중) 화~금요일 (1회차) 10:30~11:50 (2회차) 14:00~15:20 (주말)토요일 (1회차) 10:00~12:00 (2회차) 13:30~15:30 - 운영내용: 도시공원의 계절별 생태자원을 활용한 관찰, 놀이 및 체험 - 모집기간: 운영 한 달 전 모집 시작 (선착순 마감) - 신청방법: 통합예약시스템 신청 (https://www.gimpo.go.kr/reserve/index.do) - 문의: 031-5186-4620(공원관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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