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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균 화백을 만나다

김포마루 | 기사입력 2021/10/31 [06:13]

신흥균 화백을 만나다

김포마루 | 입력 : 2021/10/31 [06:13]

문인화·한국화 특징 합친

‘새로운 예술적 탐미’

신흥균 화백을 만나다

신흥균(64) 화백의 인생은 일필휘지였다. 일생 힘 있고 올곧은 창작의 길을 걸어온 그는 스스로를 ‘쟁이’라 표현하며 “코로나 때문에 모든 게 중단됐어도 작가들의 정신에는 기운이 생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최초로 수원대학교 미술대학원에 학과를 창설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신흥균 화백을 만났다.

글 편집실(K)

▲ 신흥균 화백 作 ‘환희’ 

김포, 문인산수화의 중심지로

신흥균 화백은 문인산수화라는 분야를 개척한 인물이다. 크게 동양화로 분류되는 문인산수화는 문인화와 한국화의 특징을 합쳐 새로운 예술적 탐미를 이끌어낸 분야라 할 수 있다. 신 화백은 “문인화는 시, 한국화는 소설, 문인산수화는 수필을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문인산수화의 태동 시기는 신흥균 화백을 구심점으로 지난 2006년 시작된 ‘대한민국문인산수화전’이다. 신 화백은 이듬해 수원대학교 미술대학원에문인산수학과를 국내 최초로 창설하고, 뒤이어 대한민국문인산수화협회를 창립했다.

협회에는 현재 전국 80여 명의 작가가 소속돼 작품세계를 펼치고 있다. 올해 6월 김포아트빌리지에서열여섯 번째로 개최된 문인산수화전은 권위를 인정받는 미술전으로 성장했다.

신 화백에 따르면 김포는 과거 문인화든 산수화든불모지였다. 경기 남부지역과 다르게 중북부 쪽에는 문인화와 산수화의 맥이 없었으나 1995년부터조금씩 활성화됐다. 그랬던 김포가 지금은 문인산수화의 중심지가 됐다.

 

‘일필휘지’ 선과 점으로 완성

문인산수화는 스케치로 선을 먼저 구성한 뒤 색을따로 입히는 게 아니라 선과 면을 동시에 작업한다.

신 화백은 “서양화는 면의 그림이지만 문인산수화는 선과 점으로 표현한다”며 “일필휘지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흥균 화백은 때때로 10m 길이의 대형 화선지에 일필휘지 기법으로 5분 만에 작품을 완성해낸다.

그렇다고 대충 그리는 게 아니다. 보통의 그림이 나무 한 그루를 묘사할 때 꼼꼼하고 예쁘게 색을 채워넣는다면, 문인산수화는 늘어지지 않는 필력으로나무와 바위, 산 등의 강한 생명력을 살려낸다.

문인산수화는 그림 소재를 자연환경에만 국한하지않고 창작의 폭을 최대한 넓힌다. 산이나 학, 소나무만이 아니라 아파트도 산수화의 소재가 된다. 북한산 아래 일산의 현대적인 빌딩 풍경 같은 작품이대표적이다. 신 화백은 “산수는 유구한데 세월이 흐르면 그 안의 문화는 바뀌지 않느냐”고 말했다.

인터뷰에 동석한 협회 작가는 “문인산수화는 선 하나만 봐도 초보인지 경륜이 있는지 느껴진다. 그림에 생명력이 깃들어 있어서 봐도 봐도 새롭고 작가들 끼리는 ‘아 이 그림 죽었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고 부연했다.

 

마음 수양하며 즐기는 여가 활동

김포 출신인 그는 2018년부터 김포한옥마을 평산방(당호·화실 이름)에 터를 잡고 예술혼을 지피고 있다. 제자들은 사사를 위해 정기적으로 김포에 온다.

국전 초대 작가 5명 이상을 양성했고 20여명은 곳곳에서 강사로 활동한다.

옆에 있던 한 제자가 “작품을 깊이 있게 하려 할수록 선생님을 자주 찾게 된다”고 하자, 신 화백은“같이 연구해 나가는 것”이라고 자세를 낮췄다.

신흥균 화백은 최근 자전거와 하모니카를 가까이한다. 소소한 재미와 보람을 즐기고 있는데, 아무래도 문인산수화가 끌어당기는 힘에는 미치지 못한다.

신 화백은 “탁구든 뭐든 상대가 있어야 할 수 있으나 문인산수화는 죽을 때까지 혼자 놀 수 있는 작업”이라며 “마음을 수양하면서 조용히 나만의 여가를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요즘처럼 여럿이 어울리기 힘든 시대에 특히 좋다”고 권유했다.

끝으로 그는 “먹은 심리안정, 미술적 치료에 최고다”라며 “지금은 서양화가 대세라지만 곧 먹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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