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높은 집값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3년 신도시 2기 계획이 발표됐다. 총 12곳의 신도시가 조성되었는데 김포도 여기에포함되어 ‘한강신도시’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이 한강신도시 의 시작이 된 곳이 바로 ‘장기본동·장기동’이다. 글 편집실(L), 편집실(K) 자료참조 김포군지명유래집
장이 섰던 마을, 장기리 1946년에 세워진 고창초등학교 남쪽을 예전에는 장(場)거리라고 불렀다. 강화로 다니는 큰 길이 있고 사람들의 왕래가 빈번하여 장이 섰기에 그러한 이름이 생겨났다. 장기리는 ‘장거리’라는 말에서 유래됐으며 글자 그대로 ‘장터마을’을 뜻한다. 마을이름에 장이 섰다는 말이 들어갈 정도였으니 일대에 큰 장의 흔적이 남아있을 법도 한데 그렇지 않다. 장기동에서 나고 자랐다는 어르신에게 물어보았지만 “장이 섰다는 말은 들었는데 기억이 나지는않는다. 어릴 적에도 장은 김포장으로 다녔다. 다만, 고창학교 근처에 장은 아니었고 국밥이나 술을 파는 주막, 노포들이 자리했던 것은 기억난다”고 답했다. 장이 서던 장기동의 모습을 찾아보기는 어렵게됐다.
장기본동·장기동에는 운유산과 가현산이 있다. 운유산은 높이가 100m를 겨우 넘기지만 고서에 항상 기록되는 산으로 좋은 풍광을 자랑하며, 가현산역시 경관이 빼어나 지금이나 지역 주민들에게 좋은 휴식 공간이 되고 있다.
산이 있었다 해도 이 지역은 논농사가 중심으로 밭농사는 그리 많지 않았다. 물이 넉넉하여 마을 곳곳 에 저수지가 있었고 수로가 굽이굽이 흘러 밥맛 좋은 쌀을 생산할 수 있었으며 무엇보다 더운 여름날 아이들에게는 좋은 놀이터가 되었다. 여느 농촌마을과 같이 아이들은 논과 산으로 뛰어다니며 놀았 지만 농사일이 바쁠 때면 다들 논에 나가 일을 거들었다. 이 동네 아이들 대부분은 고창초등학교를 나왔다. 학교는 고창초가 유일했고 상급학교로 가려면 다른 동네로 가야 했다. 지금은 장기본동에 초등학교 3곳, 중학교 2곳, 장기동에는 초등학교 3곳, 중학교2곳, 고등학교 1곳까지 들어섰다. 추수를 앞둔 이 시절, 학교에서는 가을운동회가 열렸다. 요즘은 코로나19로 운동회 자체가 사라졌을 법하고 그 이전에도 교내 이벤트 정도였겠지만, 옛날 운동회는 마을 전체의 잔치였다. 아이들과 학부모는 물론 온 동네 사람들이 모여드는 큰 행사였다.만국기가 흩날리는 따가운 가을 햇살아래 흙먼지가 가득 일었지만 아이들은 이 악물고 뛰었다. 부상으로 받은 공책 한 권, 연필 몇 자루로 뿌듯해졌다
김포 최초의 신도시 이야기 이렇듯 여느 농촌마을과 다를 바 없었던 장기본동·장기동은 2기 신도시 발표와 함께 급격한 변화를 맞닥뜨린다. 논농사를 천직인 양 살아왔던 이들에게 신도시 개발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충격이었다. 한 주민은 “수십 년, 수백 년 이어왔던 삶의터전이자 전부였던 고향이 없어지는 것 같아 다들마음이 힘들었다. 아파트가 세워지기 전까지 다른 곳에 살아야 했고, 이후 새로운 보금자리로 들어왔지만 어색했다. 예전 같은 살가움이나 동네 사람들사이의 정은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지금도 눈을 감으면 골목골목이 그대로 생각나고 넓은 논과 곳곳에 흐르던 수로가 떠오른다”며 추억에 젖기도 했다.논이 사라졌으니 농사를 짓던 사람들은 새로운 일을 찾아야 했다. 그래도 다들 열심히 살았고 새로운환경에 빠르게 적응해 가기 시작했다. 설 명절에는동네를 돌아다니며 어른들에게 세배하고, 척사대회(윷놀이), 노래자랑은 빠지지 않는 그 시절의 단골메뉴였지만 이제는 그런 정을 느끼지 못함에 아쉬움이 많단다. 하지만 신도시의 등장이 무조건 아쉬움만은 아니었다. 장기본동·장기동에 사는 사람들은 김포 한강신도시의 문을 열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간다. 삶의 모습도 좀 더 편하고 안정됐다. 가까운 곳에 병원이 생겼고 아이들이 상급학교로 진학하는데 큰 문제가 없어졌다. 신도시 초기, 교통에 많은불편이 있었지만 김포골드라인이 개통되어 장기역이 들어섰고 버스노선도 계속 확충·조정되면서 보다 살기 좋은 ‘진짜 신도시’, ‘명품 신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1990년대 장기3리 마을
1980년대 고창초등학교
2001년 장기사거리(신도시 개발 전) 금빛수로와 라베니체 장기본동과 장기동은 아시아에서 손꼽히는 경관을자랑하는 명소를 품고 있다. 한강물을 이용해 농업용 수로로서 대동맥 역할을 해온 물길을 2003년 한강신도시에 편입하여 대한민국 최초의 수로도시(Canal City)로 완성한 ‘금빛수로’가 바로 그것이다.특히, 라베니체(La-Veniche)는 김포를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모던한 스타일의 상가 건축물과 아름다운수변공간이 어우러져 이국적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디자인됐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 라베니체는 광고 촬영과 방송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금빛수로는 수상레저시설(Moon Boat)과 음악분수, 피크닉 광장, 쇼핑몰, 산책로 등 시민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편의시설을 설치, 거리공연과 전시회, 플리마켓, 전시회, 이벤트 등 다채로운 행사를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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