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받은이들을위한휴식처로인기 1층 로비 안쪽에는 1960~70년대 교실을 닮은 공간도 있다. 입구에 3학년 2반이라고 적혀있는데, 이는 아내 이인숙 관장이 학교를 그만두기 전 담임하던 학급이다. 이곳은 박물관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으로 꼽힌다. 녹색 페인트가 칠해진 오래된 책상과 의자, 난로 위에 탑을 쌓듯 올려놓은 양은 도시락, ㄱ자로 꺾인 난로 연통, 소복이 담긴 조개탄, 빛바랜 교훈과 급훈, 낡은 교탁과 풍금까지 그야말로 과거로 시간 여행을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해묵은소품들이교실에가득하다. 한참을 과거의 시간에 빠져 추억을 들춰보고 있을 때쯤 ‘땡땡땡’ 종이 울렸다. 그리고 보글보글하게 파마머리를 한 이인숙 관장이 익숙한 솜씨로 공간을 더듬으며 풍금 앞에 앉더니 반주와 함께 동요를 불렀다. 이인숙 관장의 목소리는 시인 제자의 표현처럼 은쟁반에 톡톡 물방울이 튀듯 맑고 낭랑했다. 노래가 끝나고 그는 관람객들에게 희망과 열정에 관한 내용을 담은 메시지를 전했다. 절망에서희망을건져올린장본인인그의메시지는 짧지만 강렬했다. 실제로 메시지를 듣고 눈물을 흘리는 이, 힘과 용기를 얻었다는 이, 삶의 이유를 깨달았다는이도많다고한다. 덕포진교육박물관을 다녀간 이들이 이 수업을 가리켜 ‘상처받은 영혼을 위한힐링수업’이라고입을모으는이유다. 수업이 끝난 뒤 박물관 이곳저곳을 더 둘러봤다. 1층은 낯익은 교과서와 참고서를 볼 수 있는 교육사료관, 2층은 1990년대 대중문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X세대 모이세요’ 기획전시관, 3층은 우리 민족의 농경사회 모습과 조상들의 근면성, 20 MAY VOL.265
RkJQdWJsaXNoZXIy MTc5NjM5M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