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마루 2025년 5월

절망에빠진아내에게희망을선물하다 “30년 전, 초등학교 선생님이었던 아내가 심하게 넘어져 시신경을 다쳤어요. 병원을 6년쯤 다녔는데, 하루는 의사가 그만 오라는 거예요. 왜냐고 물으니, 아내의 눈이 더 이상 안 보일 거라고 하더군요. 그다음 날 아내가 다니던 학교에 가서 대신 사표를 냈어요.” 당시 초등학교 선생님이라는 같은 직업을 가지고 있었던 덕포진교육박물관 김동선 관장은 천직을 내려놓아야 했던 아내의 마음이 얼마나 무겁고 힘들었을지 짐작했으리라. 그는 그때를 회상하며 덤덤하게이야기를이어갔다. “사표를 낸 뒤 아내가 자꾸 ‘나는 이제 더 이상 살 가치가 없다’라고 생각하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학생들을 만나게 해줄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약속했죠.” 1996년, 그 약속은 마침내 현실이 됐다. 퇴직금에 집까지 팔아 덕포진교육박물관을 설립한 것이다. 아내와의약속도있었지만, 언젠가꼭교육박물관을 설립하겠다는꿈을꾸며오랜세월자료를수집했던 김동선관장의노력이있었기에가능한일이었다. 이 애틋한 이야기는 1층 로비에 있는 ‘무지개 스토리’에 전시돼 있다. 무지개색 중 검정 부분은 ‘절망 속에 어두운 나날을 보내던 중…’을 표현한 것이다. 스토리 아래에는 김동선 관장의 제자가 시인으로 등단하며 지은 <어느 선생님의 순애보 사랑>에도고스란히담겨있다. 눈먼 아내여 걱정 마오 / 내가 당신의 눈이 되어 줄게 / 당신 눈물 흘리지 마오 / 당신은 은쟁반에 톡톡물방울튀듯 / 낭랑한목소리가어울린다오 / (…) / 사랑하는 아내여 / 당신이 행복하다면 내가 뭘더바라겠소 / 당신은영원한 3학년 2반선생님 / 이승에서 당신과의 인연 / 세상 끝날 날까지 감사하며살겠소. 드라마 <폭싹속았수다>의 양관식과오애순을 떠올리게하는 김동선·이인숙관장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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